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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피플54

파리의 낭만 사진가, 로베르 두아노 '연인의 키스와 피카소의 빵' 파리지앵의 소박한 일상들 전세계 어디에서나 목격할 수 있을법한 소소한 풍경들이 있다. 골목 구석 구석을 누비며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가는 아이들, 길거리에서 키스를 나누는 연인, 카페에 앉아 주변 정취를 즐기는 여인. 이 모든 것이 삶이고 풍경이다. 로베르 두아노(Robert Doisenau)의 사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사진의 배경이 프랑스라서 특별히 여겨지는 것이기도 하지만 두아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의 시선은 늘 프랑스의 소박한 일상을 향했다. 파리의 교외인 장티이(Gentilly)에서 태어난 두아노는 평생 파리를 동경했지만 따뜻한 시선에 담긴 사진은 도시의 삶을 열망한다기보다 한적한 삶의 분위기를 그대로 자아.. 2014. 8. 24.
근대 사회를 움직인 예술가들, 새로운 우상의 탄생과 시대의 장막 :: 드뷔시, 마르셀 프루스트, 마네 19세기는 서양 역사에서 가장 격동적인 시기였다. 정치적으로는 18세기 말부터 불어닥친 프랑스혁명의 여파로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이 들어섰고, 경제 분야는 증기 기관의 발명으로 산업사회가 본격화됐다. 이 때문에 사회의 구성 원리가 완전히 바뀌자 그동안 신분 등 여러 제한에 억눌려 있던 다양한 분야의 혁신적인 인물들이 전면적으로 등장해 대중에게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특히 사회 변혁 의식과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엘리트 집단과 재능과 실력을 겸비한 예술가들이 독창적인 작품으로 사회 변화를 이끌었다 드뷔시, 음악은 보인다 음악은 감상이 목적이다. 19세기까지 음악의 역할은 의식(교회나 제사 등)과 유흥(공연과 연주 회 등)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음악의 인상파, 음악의 상징주의자라고 불리는 클로드 드뷔시의 .. 2014. 8. 6.
인생의 쓴맛, 예술의 단맛 :: 예술과 대중의 접점을 모색하는 아트놈, 변대용, 찰스장 작가 제프 쿤스, 줄리안 오피, 무라카미 다카시 등 예술계의 이름난 스타 아티스트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신만의 견고한 조형 언어를 키워가는 ‘작가적 기질’과 대중성을 무기로 미디어에 효과적으로 노출되는 법을 깨친 ‘스타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점이다. 그런 면에서 아트놈, 변대용, 찰스장 작가는 가장 탁월한 예술가들이다. 순수미술과 대중 미디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예술과 대중의 접점을 모색하는 그들을 만나본다. 아트놈 | 퍼니즘, 가벼움의 미학 유쾌하다. 아트놈의 작품에는 고통 속에서 끄집어낸 예술혼이나 머리를 끙끙 싸매게 하는 현대미술의 난해함 같은 것이 없다. 단박에 ‘예쁘다’ ‘귀엽다’ ‘재미있다’ 같은 순수하고 분명한 감정만이 감탄사로 터져나올 뿐이다. 좋아하는 감정을 에둘러서 표현한다.. 2014. 7. 23.
'나와 당신의 인공낙원', 표정이 지워진 군중에 공공의 기억을 담는 이상원 작가 ‘사회’라는 공통주제로 묶인 어느 전시회에 이상원 작가의 군중 시리즈가 걸려 있었다. 그가 바라본 해변 풍경은 푸른 바다가 아닌 갈색 모래 위에 자리 잡은 빽빽한 군중의 모습이다. 일정한 패턴처럼 반복되는 군상이 그려진 작품을 보며 누군가는 즐겁기보다 지옥 같은 휴가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상원 작가는 결코 획일화된 여가의 불편함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가 그리는 풍경은 동시대 사람들이 기억하는 여가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회로칩에 가깝다. 얼마 전 을 마쳤어요. 오랫동안 다룬 ‘여가’ 라는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전시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작가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거치면 의무적으로 전시를 해야 해요. 약속된 시간 안에 온전히 새로운 작업만으로 전시를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 2014. 7. 16.
앤디 워홀 이후 가장 성공한 아티스트, '키치의 제왕' 제프 쿤스 미술 서적보다 뉴스에서, 작품성보다 작품 가격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되는 작가인 제프 쿤스. ‘키치의 제왕(King of Kitch)’이라 불리는 그는 평론가의 냉대와 대중의 환대라는 모순적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은, 가장 유명하면서 가장 논란이 많은 스타 작가다. “제프 쿤스(Jeff Koons)가 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작가면, 나는 루마니아의 마리아 공주다.” 미국의 유명 평론가 제리 살츠(Jerry Saltz) 가 코웃음을 치며 한 말이다. 제리 살츠뿐만이 아니다. 2007년 제프 쿤스 는 데미언 허스트와 함께 미국 미술 잡지 가 선정한 ‘105년 후에도 남을 작가명단’에 들지 못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비평가들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컬렉터와 대중들은 제프 쿤스를 열렬히 환호.. 2014. 7. 9.
냉정과 열정 사이 그 중심에서 :: 조이스 시겔(Joyce Siegel)의 뉴욕 스튜디오 미니멀 아티스트인 조이스 시겔의 작품은 단순하고 절제되어 있다. 또 감성적이기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녀는 특정한 단어, 뉴스, 시 등 여러 분야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든다. 즉흥적인 생각이 터져 나왔다가 절제되기를 반복하고 다듬어져야만 비로소 순수한 형태의 언어로 새롭게 탄생한다. 감정의 분출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오히려 작가의 메시지가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냉정 속에 감춰진 열정의 온기 때문이다. 조이스와 나는 신진 작가들을 지지하고 예술 교육을 지원하는 비영리재단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사이다. 그러다 몇해 전, 그녀와 나는 재단에서 진행하는 아트투어에 참가하면서 멕시코와 쿠바에 다녀왔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급격히 가까워졌다. 조이스는 .. 2014. 6.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