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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피플53

세상과 교감하는 예술가의 작업실 마이클 베빌라쿠아의 작업실은 예술가가 고독하게 틀어박혀 지내는 그런 공간이 아니다. 새로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열린 공간이자 동시대 예술가들이 뿜어내는 창작의 열정이 교류하는 장소다. 컬렉션, 음악, 사람 등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는 그를 뉴욕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내가 정식으로 마이클 베빌라쿠아를 만나게 된 것은 약 7년 전쯤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보다도 훨씬 전 제프리 다이치 갤러리에서 열렸던 그의 전시를 보았기 때문에 그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마이클은 당시 눈에 띄는 신진 작가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재능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탄탄하게 구축해가고 있었다. 그의 작품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과 해학, 인간에 대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이해가 담겨 있어 더욱 흥.. 2015. 3. 30.
노충현 작가의 풍경탐독 :: 풍경의 민낯, 계절의 감정과 온도 노충현의 풍경은 우리의 일면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가도 공간에 대한 여러 가지 상념과 회환을 밀어 올린다. 우리가 겪는 숱한 감정의 부유물들을 풍경 위에 계절의 정취와 작가 특유의 정서로 부려놓았다. 풍경에 고스란히 감응했던 깊은 사색의 붓질은 풍경의 질감을 더듬어보게 만든다. 이제 우리는 조금씩 천천히 풍경 속에 머물면 된다. 지난해 여름 개인전 을 마치고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올해 2월 누크갤러리에서 김윤수 작가와 2인전을 했어요. 전시가 끝난 이후에는 한강시민공원을 그렸던 시리즈와 동물원을 그린 시리즈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 외에는 몇 군데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고요. 제 생활은 단조로운 편이에요. 특별히 먼 곳으로 떠나는 것은 드물고 주로 가던 곳이나 근거리를 다니는데, 특히 동네.. 2015. 1. 7.
네오팝아티스트, 나라 요시토모의 작품세계 :: 나라의 아이들 순진한 듯하면서도 이내 악동 같은 표정을 짓는 아이들. 삐죽거리는 얼굴의 소녀는 어릴 적 철없고 순진했던 시절 우리의 모습이자 동시에 소심하고 시니컬한 현대인의 초상이다. 나라 요시토모의 아이들은 잊힌 옛 물건들을 서랍 속에서 살짝 꺼내어 보듯 과거의 우리를 마주하게 한다. 어른들의 잃어버린, 혹은 잊어버린 과거를 투영함과 동시에 복잡한 현대인의 감정의 선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 그 점이 나라의 그림을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팝아트와 네오팝, 일본 네오팝의 태동과 전개 교수 겸 비평가 사와라기 노이(Sawaragi Noi)에 의해 확립된 용어인 ‘네오팝(Neo Pop Art)’은 동시대적 관점에서 재해석된 팝아트라 해도 무리는 없다. 즉 1950년대 초 영국에서 빛을 밝혔으나 1960년대 미국에서 화.. 2014. 12. 31.
설치작가 롭 윈느(Rob Wynne)의 뉴욕 스튜디오, 시가 흐르는 거울에 머문 시선 ‘I almost remember(나는 거의 기억하지)’ ‘probably definitely(아마도 분명히)’ 입 속에서 굴릴수록 여러 맛이 나는 문장들이 벽면을 타고 흐른다. 액체가 녹은 형상인 롭 윈느의 거울 작품들은 마음속 잔잔한 파동을 일으킨다. 책과 예술품이 가득한 작업실에서 삶을 시처럼 음미하는 그를 만났다. 내가 롭 윈느(Rob Wynne)를 만나게 된 것은 친구 로야(Roya)를 통해서였다. 그녀는 롭 윈느의 작품 활동을 돕는 후원가이자 컬렉터다. 뉴욕에서 아트 컨설팅을 하고 있는 내게 롭 윈느 소장품을 보여주는 등 적극적으로 그를 만나볼 것을 권했다. 그녀의 집 한쪽 벽면에 걸린 롭의 작품은 매우 강렬하게 다가왔고, 작품을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스튜디오를 방문하게 되었다. 로야.. 2014. 12. 10.
당신은 우리에게 영감을 줍니다. 특별한 이유가 필요한가요? <랄프 스테드먼 스토리> 카메라가 켜지고 백발성성한 노인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곧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그는 노인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랄프, 지금 우리가 무얼 하고 있죠?” 이들은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랄프 스테드먼’이라는 삽화가의 삶과 예술적 신념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제목은 , 부제는 ‘이상한 나라의 친구들’입니다. 연출은 세계적인 CF, 뮤직비디오 감독인 찰리 폴이 맡았습니다. 평소 랄프에게 큰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그래서인지 시종일관 랄프의 작품을 닮은 감각적인 영상으로 관객들에게 시각적 유희를 줍니다. 랄프의 초기 작품부터 스케치, 사진, 비디오와 녹음 파일까지 노 화가의 삶이 녹아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해 재치있는 다큐멘터리를 선보이죠. 몽타주 형식의 인터뷰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엮은 화려한 .. 2014. 11. 19.
랩과 비트가 뒹구는 뉴욕, 그리고 두 청춘. 바스키아와 라멜지 검은 피카소,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는 알아도 그의 친구 라멜지(Rammellzee)를 아는 이는 드물 겁니다. 또 바스키아가 한때 꽤 진지하게 뮤지션으로 활동했던 사실도 말입니다. 힙합 문화가 거리를 휩쓸기 시작했던 뉴욕에서 두 동갑내기 친구는 획기적인 앨범을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1983년 발표된 싱글 앨범 입니다. 낙서 화가들의 힙합 앨범 1970년대 뉴욕은 펑크, 록, 재즈, 힙합 문화가 뒤섞여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대던 곳이었습니다. 쇠퇴한 히피 문화와 벨벳언더그라운드가 남겨놓은 전위적인 사운드를 자양분 삼아 새로운 음악이 두드러지게 모습을 드러냈고, 흑인을 중심으로 한 힙합 문화가 태동하던 시기였으니까요. ‘창작의 자유’에 있어서 제한선을 두지 않았던 이 뜨거.. 2014.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