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ana 컬쳐

챗GPT와 속 터놓고, 말차로 마음 다스리는 2030이 여는 '감정 경제'의 시대

by 하나은행 2025. 10. 29.
Hana 컬쳐

챗GPT와 속 터놓고, 말차로 마음 다스리는 2030이 여는 '감정 경제'의 시대

by 하나은행 2025. 10. 29.

 

🤔왜 젊은 세대는 자기 마음이 그토록 궁금할까?

 

요즘 SNS에 예전에는 못 보던 종류의 콘텐츠가 자주 올라오고 있어요. 대나무 거품기로 말차를 저어 거품을 내는 '격불' 영상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죠. 차분하게 대나무 막대를 저어 부드러운 말차 거품을 내는 비주얼이 새롭고 힙하면서도, 안정감을 주면서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또 다른 콘텐츠도 많이 보이는데요. 바로 챗GPT나 위봇(Woebot) 같은 AI 챗봇과 나눈 심리 상담 대화, 오늘의 감정을 일기처럼 기록한 앱 화면들이에요.💬

 

이런 트렌드를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메타센싱(meta-sensing)’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어요.🔑 ‘나(meta)를 객관적으로 감각(sense)한다’는 뜻인데요. 불확실한 세상에서 내 마음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통제하고 싶은 니즈가 말차 티를 만들며 여유를 가지는 행동, 챗봇과 상담하며 스스로를 알아가는 트렌드 등으로 나타났다는 거죠.

 


이런 트렌드는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어요. 마켓 리서치 회사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글로벌 Z세대 정신 건강 시장은 2024년 306.8억 달러를 기록했고, 2030년 497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거라고 예측했어요.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은 수요가 말차 수요로도 이어지면서, 세계 말차 시장도 급성장 중이죠. 작년 기준 36.7억 달러에서 2030년 74.3억 달러까지 커질 거라는 전망도 나왔는데요. 특히 Z세대 사이에서 말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말차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기사까지 나올 정도에요. 이런 숫자들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왜 젊은 세대는 감정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한 걸까요?👀

 


 

🕛세상의 불안함을 24시간 보고 들을 수 있는 지금, 내 마음이라도 다잡고 싶어

 

최근 젊은 세대는 "요즘 번아웃이 심해서", "불안감이 커서 잠을 못 자겠어",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높은 것 같아" 같은 표현들을 많이 쓰는데요. 글로벌 감정 지능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식스 세컨즈(Six Seconds)의 'State of the Heart 프로젝트'는 2011년부터 129개 국가 젊은이들의 감정 지수(EQ) 변화를 측정해 왔어요. 이들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비영리 감정 지능 연구기관으로, UN 글로벌 콤팩트와도 협력하고 있죠.


2021년 이 프로젝트는 "젊은 세대가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은 높지만, 감정을 조절하고 대처하는 능력은 이전 세대보다 현저히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Z세대는 자신이 불안한 걸 잘 알고 적극적으로 공유하지만, 어떻게 다룰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죠.🤷

 

[출처: Onward Psychological Services]

 

전문가들은 핵심 원인으로 기술을 지목해요. Z세대는 아직 뇌가 발달 중인 청소년기부터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연결되고, SNS라는 미디어를 접한 첫 세대거든요.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의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 교수는 지금 Z세대가 겪는 심리적인 아픔이 "성장기에 스마트폰이 개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글로벌 실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어요. 여기에 초개인화, 저성장, 기후 위기, 전쟁 등 세상의 불확실함도 한몫했고요.⚔️


이 과정에서 Z세대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찾았고, 그러면서 '내 마음이라도 제대로 알고 다스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Z세대에게 자기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은 단순 힐링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통제 불가능한 세상 속에서도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되찾는 과정이죠. 이들은 감정을 수치화하고 관리하면서 '내가 주도하는 삶'의 감각을 복원하고 있죠.🗒️

 


 

🤖AI부터 점성술까지, 나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노력들

 

이런 위기 속에서 Z세대가 찾은 해법 중 하나는 바로 AI예요. 대면 상담보다 훨씬 저렴하고, 24시간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거든요. 올해 3월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 AI 상담을 실제로 이용한 비율은 11%로 나타났어요. 전문 상담사를 만났다고 답한 16%와 큰 차이가 나지 않죠. 해외에서는 이런 심리상담 특화 AI의 시장규모가 2024년 약 2.2조 원에서 2030년 7.5조 원까지 성장할 거라는 예측도 있어요.


하지만 이런 것들만이 AI를 선택하는 이유는 아니에요. 많은 Z세대가 "AI는 판단하지 않고 그저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좋다", "새벽에도 불안할 때 바로 대화할 수 있다", "내 상황을 차분히 돌아보도록 질문을 던져준다"고 말해요. AI가 사회적 시선 같은 걸 걱정할 필요 없이, 안전하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는 거예요.💚

 

[출처: The New Yorker]

 

지난 8월, 사람들이 AI에 얼마나 심리적으로 의존하는지 잘 보여준 사건이 있어요. 오픈 AI가 최신형 모델인 GPT-5를 공개했다가 ‘답변이 너무 차갑고 비인간적이다’라는 강한 비판을 마주한 거죠. 당시 국내외 사용자들은 “로봇과 대화하는 것 같았다”, “이전 모델은 친구 같았다”는 불만을 표시했는데요.😒 샘 올트먼 오픈 AI CEO는 커뮤니티 서비스 레딧(Reddit)을 통해 이런 의견들을 직접 듣고, 업그레이드 전 모델인 GPT-4o도 쓸 수 있게 조치했어요. GPT-4o는 덜 정확해도 "힘든 하루를 보냈네요", "그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느낄 수 있어요" 같은 공감 표현을 먼저 건네었거든요. 이제는 사람들이 AI의 성능보다도, 내 마음을 알아가는데 도움을 주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예요.

 

 

하지만 Z세대는 AI에 만족하지 않았어요.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가?'를 더 깊게, 근본적으로 탐구하며 답을 찾고 싶어 했거든요. MBTI, 에니어그램(Enneagram), HSP(과민성 성향 테스트) 등이 유행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이런 도구들은 AI와 대화하며 느낄 수 있는 즉각적인 위로와는 또 다른 다른 가치를 주거든요. 바로 '나라는 사람의 본질적인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죠.😀


점성학도 #astrology(점성학) 해시태그가 붙은 콘텐츠가 400만 개 이상 올라올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젊은 세대에게 점성학은 미신이 아니에요. 우주적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는 도구죠. 영국 타임즈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58%가 점성학이 자기 성격과 인생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어요. 특히 출생 차트(birth chart)를 분석해 타고난 성향과 장단점을 파악하는 방식이 인기인데요. 이는 '내가 왜 이렇게 느끼는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공하기 때문이죠.


최근에는 생년월일과 시간, 장소 등을 바탕으로 나만의 '에너지 타입'을 분석하는 휴먼 디자인(human design)도 유행 중이에요.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태어날 때 타고난 특성을 기반으로 나의 진짜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경험담도 많아요.🔎

 


 

🍵힙하게 내 몸과 마음을 다스린다, 말차 열풍

[출처: Elle India]

 

그런데 AI 상담도 하고, 성격 검사도 하고, 점성학 차트도 보는데... 왜 굳이 또 말차를 찾는 걸까요? 그 이유은 바로 디지털 피로감이에요. AI와 성격 검사, 점성학 콘텐츠도 결국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야 하니까요. 이미 Z세대는 하루 평균 9시간을 스크린 앞에서 보내고 있어요. 감정을 관리하려고 스마트폰을 켰는데, 그것 때문에 더 피곤해지는 거죠.


말차는 이런 디지털 피로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아날로그 감정 케어'예요.😌 대나무 거품기로 말차를 저으며 초록색 거품이 차오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이 1-2분의 시간이 Z세대에게는 '화면 없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순간'이 되는 거죠. 글로벌 말차 시장이 2024년 42.3억 달러에서 2033년 78.6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연평균 성장률이 7.12%에 달해요. 특히 북미 지역에서는 밀레니얼, Z세대의 약 62%가 말차를 소비한다고 조사됐죠.💸


말차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오감을 자극하기 때문이에요.  AI 상담은 텍스트로, 성격 검사 결과는 화면으로 전달되지만, 말차는 모든 감각을 쓰게 되거든요. 손으로 거품기를 잡는 촉감, 말차 가루의 은은한 향, 입안에 퍼지는 감칠맛, 선명한 초록색의 시각적 아름다움까지. 디지털 도구가 감정의 이해를 돕는다면, 말차는 마음과 몸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주면서도 힙한 행동인 거죠.🍵


말차 고유의 기능성도 한몫했어요. 카페인과 다르게 말차의 L-테아닌은 '차분하면서도 집중된' 상태를 만들어주거든요. 영국 신경과학자 앤드류 휴버만(Andrew Huberman)은 말차를 '각성과 이완을 동시에 주는 완벽한 조합'이라고 표현했어요.

 

[출처: Maison Koko]

 

결국 Z세대에게 말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디지털 세상에서 잠깐 벗어나 나를 돌보는 '작은 의식(ritual)'이에요. 맥킨지의 2024년 웰니스 시장분석에 따르면, Z세대와 밀레니얼은 이전 세대보다 건강, 수면, 영양, 마음 챙김 등 모든 차원에서 더 많은 웰니스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어요. 미국 응답자의 58%가 1년 전보다 웰니스를 더 우선시한다고 답했죠.


이런 트렌드는 단순히 건강 제품 시장이 커진다는 뜻이 아니에요. '나를 챙기는 시간'에 기꺼이 돈을 쓰겠다는 Z세대의 가치관 변화를 보여주는 거죠. 말차 한 잔에 7,000원을 기꺼이 지불하는 이유도, 그것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내 감정을 케어하는 시간'을 사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몸과 마음을 더 건강하게 관리하고 싶은 젊은 세대의 마음이 말차 같은 트렌드로 발현되고, 1.8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웰니스 시장을 만들어낸 거예요.💪

 


 

😃AI부터 말차까지, Z세대가 만드는 '감정 케어'의 새로운 지도

 

이처럼 젊은 세대는 AI 챗봇과 대화하며 위로를 받고, 에니어그램으로 자신의 본질적 성향을 이해하려 노력해요. 그리고 말차를 저으며 현실 세상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죠. 언뜻 보면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이 모든 것들이 ‘내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싶다’는 시대의 목소리로 연결되는 거예요.🗣️


이제는 기업들도 이런 현상을 더 깊이 살펴봐야 해요. 젊은 고객들은 더 이상 단순히 유행을 잘 따라간다고 해서, 트렌디해 보인다고 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거든요. Z세대가 왜 성격 테스트에 반응하는지, 왜 굳이 커피가 아닌 말차를 찾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정확히 이해할 때, 젊은 세대도 반응하는 콘텐츠와 마케팅 등을 선보일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면 진정성을 담을 수 있을까요?🤔 핵심은 단순히 멘탈 헬스 앱을 만들거나 말차 음료를 출시하는 것을 넘어, '감정 케어 생태계'를 만드는 거예요. 금융기관이라면 고객 소비 패턴, 감정 데이터 등을 분석해 충동적 구매나 투자를 방지하는 알림 등을 보내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기존 핀테크 앱의 지출 내역 분석에 감정 케어를 결합하는 식으로요.


Z세대가 만들고 있는 '감정 케어' 시대는 또 하나의 기회예요.✨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이 개인의 경쟁력이 되고, 이를 지원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거대한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 질문은 남아요. 우리는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가? Z세대가 보여준 것처럼,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들며 나만의 감정 케어 방식을 찾는 것.🍀 

그것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요?

 

✍🏻최진수 에디터
고유한 메시지와 철학으로, 자기만의 길을 만드는 브랜드와 사람을 담는 에디터입니다. 뉴닉, 폴인(fol:in), 원티드, TMI.FM 등 여러 분야의 미디어를 넘나들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본 아티클은 에디터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고 있으며, 하나은행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