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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컬쳐

‘정복’이 아닌 ‘진화’를 택했다: 프리즈 서울, 도시에 예술 작품을 그려 7만여 명을 줄 세우다

by 하나은행 2025. 8. 27.
Hana 컬쳐

‘정복’이 아닌 ‘진화’를 택했다: 프리즈 서울, 도시에 예술 작품을 그려 7만여 명을 줄 세우다

by 하나은행 2025. 8. 27.

 

🎨 아시아 아트의 중심이 된 서울, 그 중심에 프리즈가 있다

 

[출처: Frieze Seoul]

 

600억 원대 매출. 누적 관람객 8만 2천여 명. 작년 9월 열린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이 기록한 실적이에요.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 영국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등 세계적인 미술관 관장들도 한국을 찾았죠. 올해 9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릴 프리즈 서울 2025는 아시아 주요 갤러리들이 추가로 합류해, 더욱 풍부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프리즈는 정확히 무엇이고, 왜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기존 미술 강국이 아닌 한국에 주목한 걸까요? 프리즈 서울만의 매력은 어떤 게 있을까요?👀

 

 


 

🎉 한국을 찾은 프리즈, 아트페어를 모두의 축제로 업그레이드하다

 

[출처: ARTSPACE]

 

프리즈 페어는 2003년, 영국 현대미술 전문잡지 ‘프리즈(Frieze)’의 발행인들이 창설했어요. 영국 런던에서 첫 페어를 열고, 이후 거장들과 신진 작가들의 작품들을 두루 선보이며 명성을 쌓았죠. 이후에도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던 프리즈는 아시아 시장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당시 아시아 미술계는 아트 바젤 등이 열리던 홍콩이 꽉 잡고 있었죠. 

 

그러다 2019년 들어 홍콩 민주화 시위가 거세지면서, 아시아 미술의 중심지라는 홍콩의 지위도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이후 중국 당국의 고강도 제재, 코로나19 등 악재가 겹치면서 외국 자본이 썰물처럼 홍콩을 빠져나갔죠. 이런 상황에서 프리즈는 홍콩이 아닌 한국을 아시아 최초 개최지로 선택했는데요. 파격적인 결정처럼 보였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어요.🤔

 

 

당시 한국에서는 서울옥션 등 미술품 거래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미술품 수집과 관람에 대한 관심이 커졌어요. 연예인들이 작가로 데뷔하고, 전시 등을 관람하며 인증한 것도 영향을 줬죠. 이런 변화는 2019년에서 2022년까지 한국 미술시장 규모가 3배 가까이 급성장하는 결과로 나타났어요.

 

하지만 프리즈가 숫자만 보고 서울을 선택한 건 아니에요. 2020년대 들어 한국이 음악, 영화 등 콘텐츠 전반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준 게 결정적이었죠.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4관왕을 기록🏆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어요. 케이팝에서는 BTS, 블랙핑크 등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스타☝🏻가 되며 존재감을 알렸죠. 이처럼 한국은 빠르게 전 세계 문화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었어요. 그렇기에 프리즈에게는 서울이 홍콩의 대체재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가 꽃피는 가능성의 땅이었던 거죠.

 

한국에서는 프리즈 이외에도 수많은 예술 행사와 전시 등이 열려요. 하지만 프리즈는 기존의 아트페어들과 차별화되는 매력을 선보였는데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프리즈만의 매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1. 아시아인이 만드는 아시아의, 아시아를 위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은 20년 넘게 한국 미술계에서 활동한 패트릭 리(Patrick Lee)가 총괄을 맡고 있어요. 그는 서울만의 문화적 요소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프리즈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이를 위해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5년 공동 개최 계약을 맺고, 서울을 ‘아시아 예술 허브’로 만든다는 목표를 설정해 프리즈 서울을 기획하고 운영 중입니다. 

 

[출처: ArtScene (왼쪽: 이태원 트랜스젠더 클럽-2F 공연 장면), Archvist (오른쪽: 윤희주 작가 ‘서울 천사의 시’ 포스터)]

 

올해 프리즈 서울의 특별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면을 엿볼 수 있어요. ‘프리즈 라이브’는 아트선재센터와 연계해 한국에서 주목받는 여성 및 젠더퀴어 작가들의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요. 한국 성소수자 공동체의 공연예술과 생애를 담은 연극 작품으로 이름을 알린 문상훈 작가, 가상의 서울을 배경으로 개인의 인간적 삶에 무관심한 도시의 모습을 담은 윤희주 작가 등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프리즈 필름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와 손잡고 한국 신비주의, 영적 전통을 모티브로 한 영상 작품들을 상영해요. 토크 프로그램도 현대 한국 미술 시장의 지금과 미래, AI와 창작의 가능성, 아시아 예술의 방향성 등 철저하게 ‘한국과 아시아’에 초점을 맞췄죠. 

 

이처럼 프리즈 서울은 유명세에만 의존하지 않아요. 현지 국가의 문화와 트렌드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시를 기획하는 게 포인트죠.

 

2. 도시가 곧 미술관이다, 네이버후드 나이츠 (Neighborhood Nights)*

*9월 1일 을지로를 시작으로, 한남·청담·삼청 갤러리까지… 서울 네 지역의 밤을 물들이는 ‘Neighborhood Nights’ 특별 이벤트

 

[출처: ELLE KOREA]

 

프리즈 런던이나 뉴욕은 행사장 안에서 모든 이벤트가 이뤄져요. 한국 최초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시아프(ASYAAF)도 마찬가지죠. 프리즈 서울은 다릅니다. 행사 기간 내내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예술 관련 이벤트가 펼쳐지거든요. 지역별로 다채로운 예술 경험을 즐기며 서울이라는 캔버스의 일부가 되는 것. 프리즈 서울만의 또 다른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올해에는 청담, 삼청동, 을지로, 한남동, 등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려요.🎇 에르메스의 플래그십 공간인 아뜰리에 에르메스부터 한남동 예술 명소로 유명한 타데우스 로팍 서울, 한국 미술시장을 주도한 학고재까지. 20개 넘는 예술 기관이 함께하죠. 프리즈 필름은 서울시립미술관 옥상에서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여요.

 

연중 상설 운영되는 프리즈 하우스 서울도 최초 공개돼요. 한국에 뿌리를 내린 프리즈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죠. 패트릭 리는 “프리즈 하우스 서울은 한국과 세계 예술계가 교류하는 새로운 실험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말을 남겼어요. 이처럼 프리즈 서울은 예술과 대중, 그리고 기업을 연결한다는 프리즈 본연의 정신을 바탕으로, 도시 전체를 한 폭의 그림처럼 물들입니다.🎨

 

3. 경쟁이 아닌 협력, 키아프와의 상생

 

세계적인 아트페어가 열리면, 현지 행사는 위축되기 쉬워요. 홍콩에서 아트 바젤이 열렸을 때도, 현지 아트페어들은 덜 주목받았거든요. 프리즈 서울은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한국 예술의 ‘판’을 키워보자는 취지에서 한국화랑협회와 손을 잡은 거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프리즈는 한국 대표 아트페어, 키아프 아트 서울(KIAF ART SEOUL)과 공동 개최되고 있어요. 단순히 같은 기간에 열리는 게 아니라, 통합 티켓 시스템과 공동 VIP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죠.🙌🏻

 

 

사실 두 단체는 2019년부터 3년 넘게 협업을 준비해왔어요. 새로운 진출을 고민하던 프리즈에게 한국화랑협회가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고, 파트너십을 맺었죠. 프리즈의 CEO 사이먼 폭스(Simon Fox)도 2023년 인터뷰에서 “키아프와 프리즈의 협력관계는 ‘장기적 결혼’”이라고 언급했어요. 반짝 유행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문화적 파급력을 만들겠다는 프리즈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목이죠.👏🏻

 

올해로 4년 차에 접어든 프리즈-키아프 파트너십은 내년까지 유효한데요. 전문가들은 2027년 이후로도 계속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요. 글로벌 예술계가 K-아트를 주목하고, 프리즈 서울의 가치도 올라가면서 서로에게 윈윈이 되거든요. 이처럼 프리즈 서울은 현지 예술계와 경쟁하지 않고, 함께 큰 그림을 그리며 시장 자체를 키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프리즈 서울, 아시아 미술의 새로운 심장이 되다

 

 

  • 프리즈 서울은 현지 문화와 트렌드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 미술을 위한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 또 서울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들어, 예술을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가 즐기는 축제로 확장시켰죠.
  • 동시에 프리즈 서울은 키아프와의 파트너십으로 경쟁이 아닌 상생의 모델을 제시하며, 서울을 아시아 예술의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프리즈 서울은 아트페어를 '특별한 사람들의 이벤트'에서, '모두를 위한 도시의 축제'로 바꿔놨어요. 을지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도, 느긋하게 한남동 거리를 걷다가도 예술을 만날 수 있게 된 거죠.😊

 

이런 변화는 프리즈가 서울을 '시장'이 아닌 '파트너'로 바라봤기에 가능했어요. 한국 미술계 전문가에게 디렉터를 맡기고, 여러 단체들과 협력하며 서울에 최적화된 아트페어를 만들었죠. 현지 문화 DNA를 같이 발전시킨다는 철학 덕분에, 프리즈 서울은 남다른 성공을 거둘 수 있었어요.

 

이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거예요.

 

"당신의 비즈니스는 현지 시장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프리즈 서울이 보여준 것처럼, 진정한 글로벌 성공은 현지를 정복하는 게 아니라 함께 진화하는 데서 시작되니까요.

 

✍🏻최진수 에디터
고유한 메시지와 철학으로, 자기만의 길을 만드는 브랜드와 사람을 담는 에디터입니다. 뉴닉, 폴인(fol:in), 원티드, TMI.FM 등 여러 분야의 미디어를 넘나들며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본 아티클은 에디터의 개인적인 생각을 담고 있으며, 하나은행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