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등장! 국내 중고차 시장의 변화
생활 필수품목 중 하나인 자동차는 중고 거래가 활발하고 그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고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는데요. 오늘은 ‘국내 중고차 시장의 변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중고차 시장의 지각 변동
2022년 3월 1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어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대기업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활로가 열리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 문제는 수년간 풀지 못한 숙제였습니다. 지난 2013년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이후 2019년 2월 보호기간이 만료되어 중고차 업계가 재지정을 신청한 후 3년간 결정을 미뤄오다 2022년 3월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결정에 따라 5년/10만 km 이내 등의 제한을 둔 조건부 승인 방식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입이 가능해져 국내의 한 자동차 대기업은 자사 중고차를 대상으로 성능 검사와 수리를 거친 후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한 정보를 종합해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 정보 포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향후 중고차 사업 방향을 공개했습니다.
거대 규모의 완성차 제조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공식화되면서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자사 서비스 경쟁력 강화는 물론 시장 점유율 선점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함께 향후 중고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시장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
국토교통부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중고차 이전 등록대수는 395만대로 신차 등록대수인 191만대보다 2배 더 많았고, 연간 중고차 거래액 규모는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민간 업체인 자동차 정보 포털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의 자료는 더 높은 규모로 조사되었는데 2020년 중고차 사업자 간 거래는 250만 4,487대로 2019년 232만 7,348대보다 7.6% 증가하고 자동차 한 대당 거래액을 약 1,000만원으로 추산했을 때 연간 약 25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0년 기준 소비자에게 판매한 매도건수는 110만 7,241대로 2019년 104만 5,240대 보다 5.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중고차를 사들이는 매입건수는 9.3% 성장한 117만 8,781대를 기록했습니다. 즉 중고차 사업자가 매입부터 성능 평가, 상품화 과정을 거쳐 시장에 공급하는 물량이 더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중고차 시장, 거대 공룡의 도전장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중고차 시장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까요? 2021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완성차 제조사의 중고차 매매 시장 진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긍정적' 답변 56.1%, '부정적' 답변 16.3%로 긍정적인 의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이미 ‘인증 중고차’ 시스템을 활용하여 직접 중고차 판매를 하고 있었던 해외 완성차 업체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2022년에 이르는 5년간 판매량이 2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그만큼 시스템만 정비되어 있다면 소비자들은 얼마든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겠지요.
또한 완성차 제조 및 유통, 렌터카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기업들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면 시장 확대와 투명성 제고,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국내 신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을 거라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예컨대 자동차 제조회사가 중고차 사업을 진행한다면 매입, 잔존가치 보증 등으로 신차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 불붙은 중고차 시장 경쟁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으로 치열한 시장 생존 경쟁이 예상되며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자사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점유율을 늘려나가겠다는 생존전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중고차를 판매하는 K업체가 2019년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 중고차는 2만 2,554대로 K업체의 전체 중고차 판매 대수의 21.8%에 불과했으나, 2021년 4만 8,655대를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며 35.2%의 점유율로 성장하였으며 중고차 시장 전체 점유율도 2019년 4.0%에서 2021년 5.2%까지 성장하며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B업체는 중고차 매매 플랫폼을 금융 서비스와 연계하는 전략을 통해 생존전략을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빅데이터와 소비자의 금융 정보, 차량 정보를 결합해 금융 자산을 통합 관리하고 자동차 구매 및 판매 계획부터 대출 한도 조회까지 중고차 구매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L업체는 중고차 경매장 시스템을 운영하며 매출 증가를 이루고 있습니다. L업체는 경매장을 통해서만 연간 중고차 약 5만 대를 판매하고 있으며, 2021년 해당 시스템을 통해 중고차 판매 매출 6,471억원을 기록하며 중고차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은행 1Q블로그와 함께 국내 중고차 시장의 변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 소비자로서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는 건 분명 반가운 소식입니다. 대기업의 시장 진출로 기존 업체들과의 시장 경쟁이 소비자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 국내 중고차 시장의 성장과 동향을 주목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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