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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컬쳐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기 회사는 팔면 팔수록 적자? 비디오게임 경제학

by 하나은행 2017. 3. 31.
Hana 컬쳐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기 회사는 팔면 팔수록 적자? 비디오게임 경제학

by 하나은행 2017. 3. 31.

모든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팔아 이익을 창출하고자 합니다. 이익률이 높건, 낮건 간에 모든 기업은 이윤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죠. 그러나 여기,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면서도 많이 팔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스위치, 엑스박스 등을 만드는 비디오게임 회사들입니다. 

 

우리가 흔히 ‘전자오락’이라는 말로 쉽게 이야기하는 비디오게임은, 특히 비디오게임기 하드웨어는 최신 기술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첨단 산업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보다도 한 발 더 앞선 수준의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요. 비디오게임 하드웨어가 첨단 기술을 채용해야만 하는 이유는 한 번 발매하면 약 5년 이상을 현역(?)으로 활동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5년이 지나도 사람들의 눈에 뒤처지는 하드웨어로 보이지 않을만큼의 기술력과 잠재성을 가지고 있어야 오래도록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제품을 출시할 때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담아낸다는 뜻입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컴퓨터그래픽 기술과 연산처리 하드웨어 등에 힘입어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을 보면 영화와 게임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주거나 만화영화보다도 더 만화 같은 동영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모두 비디오게임기(하드웨어)가 갖춘 뛰어난 기술력 덕분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뛰어난 기술력을 담은 비디오게임기의 가격이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처음 100만 원을 줘야 했다면, 2년 정도 지나면 20~30만 원 정도 할인을 한다든지하는 식으로 소비자 구매 가격이 낮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이는 초기 출시에 비해 제품 생산량도 늘어나고 기술도 대중화되면서 원래 생산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이 첫 번재 이유이고, 하드웨어를 손해 보더라도 많이 팔아야 더 이득을 볼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 회사들의 사업 전략 때문이 두 번째 이유입니다. 생산량이 많아지고 기술이 대중화될수록 제품 가격이 보다 경제적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미 PC 가격이 얼마나 빠르게 낮아지고 대중화되었는지를 직접 체험하며 알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두 번째 부분인데요. 비디오게임기(하드웨어)를 제작, 판매하는 소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은 시장에서 경쟁하며 가격을 낮추고, 또 낮춰 출시 후 몇 년이 지난 어느 순간 부터는 실제 생산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소매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기도 합니다. ‘모든 기업은 이윤 추구의 목적을 지닌다’는 일반적인 명제에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그들은 왜? 손해를 감수하면서 더 많은 하드웨어를 팔고자 하는 것일까요?

 

바로 플랫폼(하드웨어)이 더 많이 팔릴수록 누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이익 때문입니다. 비디오게임 산업은 일반적으로, 신규 플랫폼(하드웨어)이 출시되면 각 게임 개발사들이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소프트웨어)을 만들어 판매합니다. 이 과정에서 게임 개발사들은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때마다 일정 부분 하드웨어 제조사에 라이선스 비용을 제공하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하드웨어가 더 많이 팔릴수록 소프트웨어도 더 많이 팔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소프트웨어가 많이 팔릴수록 시장에서의 플랫폼 수명이 더 길어져 더 많은 라이선스 비용을 챙길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하드웨어를 손해 보고서라도 더 많이 팔려는 기업들의 노력 이유입니다.

 

비디오게임 시장의 사례를 통해 소개했지만, 그 근본은 플랫폼 경제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플랫폼(사이트, 게임기, 오프라인 등)이 생기면 거래가 발생하기 마련이고, 이를 통해 플랫폼은 수수료 형태의 비즈니스를 전개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입니다. 말 그대로 ‘판이 커질수록 돈을 버는’ 시스템인 셈이죠.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말처럼 누구나 쉽게 연결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