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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피플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사는 진정한 부자, 16년차 유품정리사의 돈 이야기

by 하나은행 2023. 8. 1.
Hana 피플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사는 진정한 부자, 16년차 유품정리사의 돈 이야기

by 하나은행 2023. 8. 1.

 

모두가 기피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고독사 발생 현장에서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일을 하는 유품정리사인데요. 오늘은 16년째 떠난 이들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일을 하고 계신 김새별 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특수 청소 전문가 16년차 유품정리사의 돈 이야기, 지금부터 하나은행 1Q 블로그와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새별 님은 장례지도사이던 시절, 유가족분들의 부탁을 받고 유품 정리 일을 도와드린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경험을 겪고 난 후,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유품정리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새벽 4시에 시작해서 밤 10시가 넘어서야 끝이 나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꼭 필요한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독사 발생 현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빈곤층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사는 집은 골목이 좁고 차들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서 가야 해요. 보통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현장을 가고요. 집에 돌아오면 보통 밤 10시가 되어서야 돌아와요. 우스갯소리로 집에서 항상 하는 말이 별 보고 출근했다가 별 보고 퇴근한다고 이야기하죠. (웃음)”

 

16년간 많은 현장을 다녔지만, 실제 유가족을 직접 뵙는 건 10~1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가족과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 고독사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늘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신념 하나로 계속 이 일을 이어왔다고 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우울하고, 슬픈 일이에요. 한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던 모든 흔적을 삭제하는 과정이거든요. 특히 고독사로 돌아가신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아요. 서로 우리 주변 이웃들과 인사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힘들고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이다 보니 돈을 많이 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하지만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유품정리사의 인건비 외에는 크게 남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저희는 이삿짐센터 비용이랑 거의 비슷한 수준의 금액으로 일을 해요. 그래도 이삿짐은 짐을 나르기만 하면 끝이지만 저희는 이 짐을 그대로 돈을 주고 또 버려야 되니 더 못 버는 셈이죠. 평균 수입이 월 550만원 정도 되는 것 같네요.”

 

이어서 새별 님은 버는 것에 비해 일이 힘들고 고되다 보니 진정성이 없이는 오래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초창기에 유품정리사를 하대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때는 그런 인간적으로 무시당하는 게 너무 힘들었었죠. 종종 저희 차나 저희에게 소금을 뿌리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고독사 현장은 아무래도 냄새가 심하다 보니 그게 제일 힘들고요. 그 외에도 작업을 하려면 계단을 수천 번 오르락내리락해야 할 때도 있죠. 일이 힘들기도 하고, 마음 아픈 현장을 다녀야 하는 만큼 많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버려야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새별 님은 일이 힘들어도 자신이 번 돈으로 가족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커가고 있다 보니 주로 양육비에 많은 비용을 쓰고 계신다고 하는데요. 월말이 되면 잔고가 0원이 되지만 가족들이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합니다.

 

“아이들, 저희 집사람이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옷을 입었을 때 행복을 느껴요. 제가 저를 위해 소비를 하는 것보다는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봤을 때가 더 행복해요.”

 

새별 님은 가족 외에도 다른 이들을 돕는데 아낌없이 돈을 쓰는 분이었습니다. 한 번은 유품 정리 현장에서 만난 강아지를 위해 병원비를 지불하고, 돌본 적도 있다고 하는데요.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현장에 가서 유품 정리를 하다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어요. 강아지 주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는데, 현장에서 강아지가 계속 울부짖고 있었어요. 근데 보니까 안압 때문에 눈 각막이 훼손됐더라고요. 그래서 120만원을 주고 병원에서 가서 수술을 시켜줬었죠. 지금은 그만뒀지만, 이전에 함께 일하던 동료가 입양해서 돌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별 님에게 ‘돈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는데요. 새별 님은 호탕하게 웃으며 있다가도 없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게 돈이죠. 돈에 연연해하지는 않아요. 이제는 돈에 연연해할 그런 나이는 지나버렸거든요. 항상 언제든지 찾아오기도 하고, 또 사라지기도 하는 게 돈인 것 같아요.”

 

앞으로 목표하는 것이 있는지도 물어보았는데요. 새별 님은 내 집 마련에 성공해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난 뒤에 여유가 생긴다면 ‘투자’를 배워보고 싶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해서 전원주택에서 가족들과 사는 게 목표고 꿈이에요. 지금은 일하고, 육아하면 하루가 끝이 나다 보니 따로 작은 취미도 즐길 시간이 없는데요. 나중에 아이들이 다 크면 그때는 종잣돈을 모아서 투자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아이들이 20살이 넘으면 한번 도전해 봐야죠. (웃음)”

 

지금까지 하나은행 1Q 블로그와 함께 ‘특수 청소 전문가 16년차 유품정리사의 돈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자신을 위한 소비보다 가족을 위한 소비가 더 행복하다는 새별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떠난 이들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고귀한 일을 멋지게 해 나가실 유품정리사 김새별 님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