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6월부터 어려진다! 만 나이 도입 후 달라지는 것

 

2023년 6월 28일부터 ‘만(滿) 나이 통일법’이 시행됩니다. 기존 3가지 나이 계산법이 함께 쓰이면서 벌어진 혼선을 막고 법적, 행정적 분쟁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만 나이 도입으로 초등학교 입학 시기, 정년, 보험료 산출 기준 등 달라지는 점이 없는지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은 ‘만 나이 도입 후 달라지는 것’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헷갈리는 나이 계산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나이 계산법에는 만 나이, 세는 나이, 연 나이가 있습니다. 만 나이는 출생일을 기준으로 1년이 지났을 때 한 살이 되는 것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나이 계산법입니다. 세는 나이는 가장 보편적인 나이 계산법으로 출생일부터 한 살로 치고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씩 늘어나는 방식입니다. 연 나이는 행정 서비스의 효율성을 위해 법령에서 적용하는 개념으로 현재 연도에서 출생 연도를 빼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나이 계산법이 제각각이다 보니 계산 방식에 따라 한 사람의 나이가 크게 두 살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일상에서는 세는 나이를 사용하고 있는데 법조문이나 계약서상에서는 만 나이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법적, 행정적 분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법조문 내에서도 ‘만 00세’와 ‘00세’라고 표현이 혼용되어 함께 쓰이다 보니 혼란이 가중되어 왔습니다.

 

예컨대 자동차 보험 계약 시 연령한정 운전특약의 적용 연령에 대해 보험 약관상 만 나이를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고객이 이를 세는 나이로 받아들이고 계약을 체결해 분쟁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초기 예방 접종 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비권장 나이를 ‘30세 미만’이라고 고지해 이 기준이 세는 나이인지, 만 나이인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 6월 28일부터 만 나이 통일

 

이에 국회는 2022년 12월 7일 본회의에서 만 나이 사용을 명확히 규정한 민법과 행정기본법 개정법률안을 의결하였습니다.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발생했던 법적, 행정적 분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2년 9월 법제처가 실시한 만 나이 통일에 대한 국민 의견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8명이 만 나이 통일에 찬성한 바 있습니다. 만 나이 통일을 규정한 민법 및 행정기본법 개정이 신속하게 처리되어야 하며, 법안이 통과 및 시행되면 일상생활에서 만 나이를 사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다양한 나이 계산법으로 인한 혼란과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으며, 기존 한국식 나이 계산법으로 인한 서열문화가 타파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법제처는 ‘만 나이 통일’ 법안 시행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위해 후속 조치에 힘쓸 것이며, 만 나이 사용 문화가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만 나이 도입 후 변화 미비

 

다만 만 나이 도입 이후, 생활 속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입니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 국민연금 수령 나이, 정년, 교통비 지원 연령 등은 이미 현행법상 만 나이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 다른 법에서도 별도의 규정이 없는 이상 이를 적용하도록 해왔습니다.

 

예외적으로 일부 법령은 만 나이가 아닌 연 나이 기준을 운용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청소년 보호법입니다. 현재는 연 19세 미만을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만 나이로 기준을 바꾸게 되면 같은 또래라도 생일에 따라 음주, 흡연, 노래방, 게임 등과 관련한 규정이 다르게 적용됩니다. 사회 통념상 같은 또래 간 차이를 두지 않는 것이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하에 연 나이 기준을 유지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병역법’, ‘민방위기본법’ 등 52개 법령은 연 나이 정비 여부를 검토 중에 있습니다. 정부는 효율적인 법 집행을 위해 연 나이 규정이 필요하다면 예외적으로 만 나이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최종 결정은 국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후, 검토하여 결정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보험은 보험나이 적용

 

보험의 경우 만 나이도 연 나이도 아닌 아예 다른 기준을 적용합니다. 일명 보험나이라고 부르는데, 보험료를 산출하거나 가입 가능 여부 및 만기 시점을 확정 짓는 기준이 됩니다.

 

만 나이 통일법 도입 이후에도 변함없이 보험 계약 시에는 보험나이를 적용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가 만 나이와 보험나이를 혼동하여 생기는 불편이 없도록 보험회사를 통해 보험나이 개념이 충분히 안내되게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보험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보험나이는 계약일 당시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의 끝수는 버리고 6개월 이상의 끝수는 반올림하여 1년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만 나이로 39세 5개월인 경우 보험나이는 39세, 39세 7개월인 경우 보험나이 40세로 간주합니다. 계약 이후에는 매년 계약일에 나이가 한 살 증가하는 것으로 봅니다. 다만 일부 법규나 개별 약관에서 나이를 특별히 규정한 경우에는 보험나이를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은행 1Q 블로그와 함께 ‘만 나이 도입 후 달라지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나이 계산법을 ‘만 나이’로 통일하게 되면 세는 나이보다 한두 살씩 어려지며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젊어지게 됩니다. 또한 그간 나이 계산법이 통일되지 않아 발생했던 각종 혼선과 갈등, 분쟁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보험과 같이 만 나이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유의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