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부자 되는 음식이 있다? 재물운을 불러오는 요리!
경기가 어려울수록 아주 매운 음식들이 인기를 얻는다는 속설이 있죠? 쌓이는 스트레스를 매운 음식을 통해 저렴하게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음식은 경제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현대인이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해 매운 음식을 찾는 것처럼 과거에는 재물운과 관련 있는 음식들을 먹으며 부자가 되기를 꿈꿨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부를 부르는 음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 하나은행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피낭시에는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빵입니다. 프랑스의 제과점이나 커피숍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디저트죠. 그런데 이 빵의 이름이 다소 특이한데요. 피낭시에(Financier)는 금융, 재정을 뜻하는 영어 단어 ‘Finance’에 해당하는 프랑스어입니다. 피낭시에가 탄생한 배경을 들여다보면 왜 경제 용어가 빵 이름으로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890년경 제과사 라슨(Lasne)은 프랑스의 증권거래소 근처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증권거래소에서 근무하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새해가 되면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이 있었는데요. 라슨은 이들을 겨냥해 특별한 디저트를 개발했습니다. 증권가 직원들이 좋아할 법한 금괴 모양에 돈을 뜻하는 피낭시에라는 이름을 붙였죠.
라슨이 단지 빵의 겉모습에만 신경을 쓴 것은 아닙니다. 증권거래소 직원들이 잘 부서지는 디저트를 싫어한다는 점을 알아내고 겉은 단단하되 속은 부드러운 빵을 만들었는데요. 버터와 달걀 흰자, 아몬드를 사용해 고소한 맛을 살려낸 피낭시에는 라슨의 예상대로 증권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마침내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새해가 되면 금괴 모양을 본뜬 피낭시에를 나눠주며 금전운을 빌기도 하는데요. 금을 향한 동경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조개는 석기시대부터 널리 음식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특히 조개껍데기는 화폐로 사용되기도 했는데요. 지역에 따라서는 20세기 초반까지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사용한 곳이 있었다고 하네요. 한자에서 '조개 패(貝)'를 부수로 갖고 있는 한자들은 대부분 돈과 관련된 뜻을 지니고 있죠.
수송과 보관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해산물이 귀중품으로 취급되었는데요. 9세기 초 당나라 문헌에 따르면 홍합을 공물로 바쳤던 백성들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항의하는 상소문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록에서도 중국의 조개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이 남긴 기록에 따르면 원나라에서 고려의 꼬막을 공물로 요구해 정작 백성들은 꼬막 맛을 볼 수 없었다는 내용이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조개를 좋아하는 중국에서도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 조개류는 바로 전복입니다. 중국인들은 특별한 날에 전복 요리를 먹으며 부자가 되기를 기원하는데요. 전복이 ‘원보’라는 명나라 시대의 은화 모양을 닮은 데다가 중국어로 전복을 뜻하는 ‘바오위(鮑魚)’와 풍요를 뜻하는 ‘바오위(包餘)’의 발음이 같기 때문입니다.
돼지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물을 뜻하는 동물로 여겨집니다. 특히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등 중부 유럽과 북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새해 첫날에 온 가족이 모여 족발 등 돼지 요리를 먹습니다. 돼지가 돈과 행운을 가져온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 돼지가 부를 상징하는 동물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돼지가 큰 재산이었을 뿐 아니라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는 점, 새끼를 많이 낳는 점이 다산과 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인데요. 독일에서는 “돼지를 품는다(Schwein haben)”는 말이 행운을 빈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의 족발 요리인 잠포네는 우리나라로 치면 떡국 정도의 위상을 갖는 음식입니다. 풍요를 상징하는 돼지 족발과 동전을 닮은 렌틸콩으로 만드는 요리인데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잠포네를 먹는다고 합니다.
새해 첫날에 족발 요리를 먹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여름보다는 겨울에 돼지를 잡는 것이 위생상 안전한 데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지 못할 것 같은 돼지를 미리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해의 복을 기원하며 맛과 영양, 실용적 이유까지 챙긴 이탈리아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네요.
지금까지 하나은행과 함께 재물운과 관련된 음식에 대해 알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떡국 역시 다양한 의미를 담은 음식인데요. 하얗고 긴 가래떡에는 일 년 동안 순탄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동그란 엽전 모양으로 썰린 떡에는 재복을 기원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설날에 먹은 떡국처럼 복과 행운이 가득한 한 해 되기를 하나은행이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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