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위로를 전하는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김나훔 작가의 이야기
“한 장의 그림이라도 누군가의 위로가 되길”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김나훔 작가를 만나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어린시절 교과서에서 봤음직한 담백하고 깔끔한 그림인데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톡톡 튀는 감성과 위트가 숨어 있습니다.
지하철에 급하게 타려는 사람들이 뜨끔할 법한 ‘내리면 탑시다’라는 문구의 포스터라던지, 퇴근 전 누가 먼저 일어나는지 서로 살피는 눈치게임을 보여주는 ‘퇴근임박’. 셀카와 실제의 차이를 보여주는 ‘셀카 속 넌 어디에’ 등등… 일상 속 누구나 경험할법한 상황에 조금은 이기적인(?) 사람들의 솔직한 심리나 반전요소들을 담아 보는 사람들에게 ‘풋’ 하는 웃음을 줍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기에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김나훔. 온라인에서 더 유명한 아티스트입니다.
“유명해졌다고 하기엔 사실 낯간지럽고요. 제가 개성이 강한 스타일이라서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만이 할 수 있는 스타일을 살려 작업해보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하죠”
자신의 특별함이 누군가보다 뛰어나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했을 뿐이라는 김 작가는 사실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을 찾기 전까지 제빵, 서비스업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왔던 꿈많은 청년이었습니다.
“베이커리 전공을 하다가 졸업을 하고, 1년 정도 취업을 알아보면서 카페나 레스토랑에서도 일을 해봤고요. 적성 찾기가 힘들었어요. 그리고 디자인이나 예술 쪽으로 특히 지금 일러스트 쪽으로 넘어오기까지 이직이 많았어요. 의류 브랜드 로고 작업 같은 것도 해보면서 “나는 나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구나”를 느끼게 되었어요.
그래서 5~6년동안 이 일을 하게 되었네요.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때는 그림도 형편이 없었어요. 브랜드 아이덴티티 BI CI를 만드는 줄만 알았거든요. 그런데 자연스럽게 제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기도 하면서 제 취향이 일러스트 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지금도 사실은 어떤 많은 일이 앞으로 더 있을지 궁금하고 호기심이 있는 상태입니다.”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해 온 결과, 지금에 이르렀다는 김 작가. 꾸준히 생각하고 대안을 찾아 온 그의 생활 방식이 지금의 그를 만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의 그림은 화려한 그림체나 스타일보다는 전하고 픈 메시지에 위트를 담는 것을 더 중요시합니다.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무엇을 이야기 할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 작가는 말합니다.
“저는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이 아니에요. 다만 그림을 그릴 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느냐에 많이 집중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때도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건지” 제 스스로 많은 물음을 던져요. 다른 작업하시는 분들은 저에게 작품을 대할 때 시각적인 것보다 의미적인 부분을 너무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기도 하시는데요. 저는 제 취향적으로 그림에 내용이 있는 것, 스토리가 있는 그림자체를 좋아해요. 이런 것이 제 작업의 특성이기도 하고요.”
그는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내리면 탑시다>에 가장 큰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간은 폭력적(?)이라는 말도 있지만 전하고 픈 이야기를 가장 쉽고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내리면 탑시다”라는 그림을 좋아해요. 폭력성이 약간 있지만 저에게는 의미가 있는 작업이에요. 글자에 그림을 투영하는 작업과 그냥 일반 그림이 있는데요. 저는 두 개를 별개로 작업을 했었어요. 그리고는 둘 중 하나에만 집중해야 했었고 두 개중에 하나는 포기를 해야하나 생각도 있었는데, 둘을 하나로 합쳐보는게 어떻냐는 친구의 조언이 있었어요. 타이포그래피와 그림을 한 곳에 모으다 보니 포스터 형식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내리면 탑시다>라는 포스터가 저에게는 첫 시도였고요. 그게 또 SNS에서 확산되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독립영화 포스터나 다른 일들과도 많이 연계하게 되었어요. 사람들도 좋아해주고 제 일도 많아지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스타일의 작업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사실 모험이었는데 기회가 되었던 셈이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 시도하는 그의 성격이 <내리면 탑시다>를 시작으로 그를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로 만들어 준 셈입니다.
그의 이런 작품들은 저서 <뭐>에 오롯이 담겼습니다. 작품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내면서 그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것일까요?
“일단은 저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고 보는 이로 하여금 제가 의도했던 건 “나만 이래?” “나만 이렇게 생각해?”라는 물음을 던졌던 것 같아요. 저의 감정곡선, 매일 느끼는 감정을 담아 놓은 책이고 제가 보았을 때는 물론 저의 나이 또래까지는 공감을 할 수 있도록 꾸몄던 것 같아요.
20대 끝나기 전에 저의 기록과 감성을 담아 놓게 되어서 어떤 면에서는 성숙하지 못한 그림도 있고, 어떤 면에서는 진지병이라고 할 만큼 너무 많은 감정을 담아낸 난해한 그림도 있고요. 그런데 저의 들쑥날쑥한 감정들을 사람들이 많이 공감을 하더라고요. 그만큼 많은 감정들이 복잡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꽤 많구나라는 것을 저도 느꼈어요.”
김 작가는 머리말에서 사람들에게 “그림을 통해 위로를 전해주고 싶다”고 썼다.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라는게 사실 앞서 전해드린 바와 같이 그 자체가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내 감정을 좀 알아 달라는 맥락이 아니라 “나도 그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너도 그렇구나” 이 부분이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나 지금 되게 힘든데, 나만 힘든게 아니었어” “지금 되게 고민 되는데, 나만 고민하는게 아니었어” 라는 생각이 큰 위로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단 한 명이라도 이 책을 보고 위로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저는 기뻐요.”
공감과 위트를 담은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서의 ‘위로’와 ‘힐링’을 전해주고 있는 김 작가. 그의 작품은 누군가에겐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누군가의 기쁨, 손님(독자)의 기쁨'은 무엇일까요?
“저는 인간의 감정에 관심을 많이 갖고 생각을 하는 편인데요. 누가 되었던 간에 그 사람이 웃을 수 있고 또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저는 되게 기쁘더라고요. 이 세상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같이 살면서 옆에 있는 사람을 한 번 웃게 해줄 수 있고 옆 사람의 이야기를 잠깐이라도 들어줄 생각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 많다면 어렵고 척박한 사회이지만 큰 위로, 기쁨이 되는 것 같아요. 한 번의 미소, 즐거움, 공감을 통해 저는 큰 기쁨을 느끼거든요.
내가 하는 활동이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유익한 활동이 되고 있다는 점을 믿게 된다면 스스로 동기 부여도 되고… 기쁨이란 그런 것 같아요.”
자신의 작품으로 그동안 수많은 청춘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준 그의 다음 목표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보는 사람들을 배려하여 ‘희로애락’이라는 주제를 제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전달하고싶어요. 하나의 스토리와 분위기로 합쳐진 책과 전시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책 작업을 통해서, 손에 잡히는 책으로써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다는 김 작가. 단 한 명에게라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그의 목소리에서 어떤 진실함이 느껴졌습니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사람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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