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세배는 어떻게 하는 거야? 당황하지 말고 이것만 기억하세요.

어린 시절, 추석보다 설날이 좋았던 이유는 단 한가지였습니다. 바로 세뱃돈 때문이었죠. 꾸벅 엎어져서 절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 오랜만에 뵙는 친지 식구들도 주저 없이 세뱃돈을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그저 손을 모아 앞으로 엎어졌다가 일어나기만 하면 되는 것인 줄 알았지만, 세배에도 분명 정확한 방법과 예절이 존재합니다. 이번 설, 혹시 조카 또는 동생이 ‘세배 어떻게 하는 거야?’ 라고 물어봤을 때 당황하지 않고 끝! 알려줄 수 있는 세배에 대한 상식을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

 

1. 세배를 할 때는 아무 말도 없이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세배를 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또는 “만수무강 하세요”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 데요. 이는 예법에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세배 자체가 예의를 갖추는 행동이기 때문에 세배 후, 절을 받은 웃어른이 덕담을 해주면 그때 화답 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웃어른께 ‘무엇 무엇 하세요’ 라는 식의 어법도 명령어가 될 수 있어 예법에서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하니  ‘건강하세요’ 보다는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등으로 돌려 말하는 게 좋습니다. 혹시 세배를 드릴 때 아무 말 없이 절하기가 어색하다면 세배하기 전 ‘세배 드리겠습니다’ 정도로 표현하면 되겠지요^^

 

2. 항상 헷갈리는 손의 위치... 정답은?

 

세배를 하기 전, 양 손을 포개어 배에 올려놓은 상태로 서서 시작을 하게 되는 데요. 이때 가장 헷갈리는 게 ‘어느 쪽 손이 위로 가야 하는 가?’ 입니다. 

 

답은 남자는 왼손이 위에, 여자는 오른손이 위에 있는 것입니다. 위에 있는 손 엄지로 아래의 손을 살짝 잡고 양 팔꿈치와 손이 배 근처에서 수평이 되게 놓는 것이 세배를 위한 기본 자세입니다. 이렇게 손을 모아 잡는 법을 공수법이라 하는데 흔히 옛 어른들이 말하던 남좌여우가 여기에도 해당됩니다. 남좌여우는 음양설에서 남자는 왼쪽이 소중하고 여자는 오른쪽이 소중하다는 뜻인데요. 이를 기억하여 세배를 할 때 남자와 여자 각각 소중한 손을 밖으로 놓는다는 걸 기억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문상이나 슬픈 일에 절을 해야 할 때에는 남자여자 모두 이와 반대로 손을 두어야 합니다. 

 

3. 남자&여자 세배하는 법 

 

세배하는 법이 매년 헷갈리는 이유는 남자와 여자 세배하는 법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그러는 것 같은데요. 세배하는 법 역시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 만을 기억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녀가 함께 세배를 할 경우에는 세배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남자는 왼편, 여자는 오른편에 서서 세배를 하면 됩니다. 그럼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세배 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남자 세배하는 법 

① 왼손이 위쪽에 오른손이 아래쪽에 있도록 손을 포갠 후 모은 손을 어깨 높이까지 올립니다. 이때 손바닥이 바깥을 향하지 않도록 안으로 잘 모아 주세요.
② 허리를 구부린 후 왼쪽다리로 먼저 무릎을 꿇고 그 다음 오른쪽 무릎까지 꿇습니다.
③ 엉덩이를 발에 붙인 후 모은 손은 시선 약간 위쪽 바닥을 짚습니다. 이 때 발은 왼쪽이 아래 오른쪽이 위쪽에 위치하게 합니다. 
④ 팔꿈치를 바닥에 붙이며 이마가 손등에 닿을 정도로 숙이고, 3초 정도 머무릅니다. 
⑤ 오른쪽 다리부터 세워 서서히 일어난 후 다시 남자 공수자세를 취합니다.

 

여자 세배하는 법

① 남자와 반대로 오른손이 위쪽 왼손이 아래쪽에 있도록 손을 포갠 후 모은 손을 어깨 높이까지 올립니다. 마찬가지로 손바닥이 바깥을 향하지 않도록 안으로 잘 모읍니다.
② 허리를 구부린 후 왼쪽다리로 먼저 무릎을 꿇고 그 다음 오른쪽 무릎까지 꿇습니다. 무릎을 꿇을 때는 남녀 모두 왼쪽 무릎 먼저입니다.
③ 엉덩이를 발에 붙인 후 모은 손은 어깨높이를 유지합니다. 이 때 발은 오른쪽이 아래 왼쪽이 위쪽에 위치하게 합니다. 남자와 반대지요. 
④ 이마를 숙여 손등에 대고 허리를 60도 정도 굽혀 잠시 머무릅니다. 
⑤ 허리를 세워 오른쪽 다리를 세워 서서히 일어난 후 여자 공수자세를 취합니다.

 

세배 후 덕담 듣는 법

세배를 마친 후 덕담을 들을 때에도 예법이 있습니다. 남녀모두 무릎을 꿇고 앉지만 다만 남자는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손을 모아 허벅지 중앙에 여자는 두 손을 모아 오른쪽 허벅지 위에 얹습니다. 이때도 남자는 왼손을 위쪽에 여자는 오른손을 위쪽에 놓아 손을 모아야 합니다. 허리를 펴고 단정히 앉아 어른의 덕담을 경청한 후 화답 인사를 드리면 됩니다. 

 
# 아름다운 우리 예절 ‘세배’

 

절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에게 공경을 나타내는 의미의 인사입니다. 공경하는 마음을 인사로 나타낸 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이지요. ‘세배’ 가 그 예입니다. 새해를 맞으면서 웃어른의 평강을 기원하고,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절로서 나타내는 우리민족의 아름다운 예법이지요.

이번 설에는 올바른 세배 법을 충분히 이해하여 어린 조카에게는 물론 가족, 친지들에게 알려주세요. 올바른 세배 법으로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인사예법이 더욱 참되게 전승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