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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컬쳐

클래식, 재즈음악이 소비욕구를 높인다? 지갑을 여는 음악이야기

by 하나은행 2015. 1. 30.
Hana 컬쳐

클래식, 재즈음악이 소비욕구를 높인다? 지갑을 여는 음악이야기

by 하나은행 2015. 1. 30.

하루 동안 여러분은 몇 곡의 음악을 듣고 있나요? 여기서 듣는다는 건 이어폰을 꽂고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상 알람부터, 운전 중 라디오, 길거리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까지… 일상 속 음악의 존재를 인식하는 순간마다 ‘음악을 듣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음악을 듣고 있다면, 얼마나 들었냐는 질문보다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를 묻는 게 더 정확한 질문인 것 같네요.

이렇게 나도 모르는 순간에도 음악을 듣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이 음악이 지갑을 여는 힘이 있다면 어떨까요? 조금은 무서운 이야기처럼 들리죠? 오늘은 지갑을 여는 놀라운 음악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 음악에 따라 매장 만족도가 달라진다?


음악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과 소비가 달라진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영국의 스태퍼드셔 대학에서는 카페 배경음악이 손님들의 행동과 카페에 대한 만족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했는데요.

 

30분 이상 카페에 머문 손님들을 대상으로 2주동안 한 카페에서 각각 재즈, 팝송, 클래식의 3가지 음악이 흘러나올 때와 아무 음악도 틀지 않았을 때, 4가지 경우 어떻게 만족도가 달라지는지 알아봤습니다. 손님들은 배경음악이 카페에 어울렸는지, 얼마만큼 배경음악에 신경 쓰고 있었는지, 그리고 신경을 쓰고 있었다면 그 음악이 소비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답변했습니다.

결과는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사람들은 배경음악에 따라 만족도는 물론 소비패턴에도 큰 차이를 보였는데요. 손님들은 팝송이 나왔을 때 카페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반면 재즈가 흘러나올 때 소비욕구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말 그대로 분위기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음악이 만족도는 물론, 소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죠?  그렇다면 여기서 더 궁금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과연 음악의 어떤 요소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걸까요?


# 당신의 감정을 좌우하는 음악의 5가지 요소들 


1) 음정
음악 속 진동 수에 의해 생기는 음정은 진동수가 많으면 높은 음정이, 낮으면 낮은 음정이 만들어 집니다. 높은 음은 자극적이고 낮은 음은 이완의 개념이 강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음정을 통해 듣는 사람의 긴장감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2) 강약
우리는 노래를 부를 때 ‘강약이 있다’거나 ‘강약이 없다’는 표현을 종종 사용합니다. 노래에서의 강약은 음악 속 진동의 폭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부드러운 음향은 듣는 사람에게 친근감과 안정감을 주어 심리 상태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3) 음색
음색은 소리의 질을 나타내는 것으로, 악기소리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구별하고 인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호하는 음색의 음악을 계속 듣게되면 보다 깊은 친밀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하네요. 

4) 화성
화성은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음이 동시에 날 때 맺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조화롭게 어울리는 화음을 우리는 ‘협화음’, 그렇지 않은 화음을 ‘불협화음’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화음의 종류에 따라 안정감을 느끼거나(협화음), 불편함과 긴장감을 느끼기도(불협화음) 한다고 하네요. 특히 잘 조화된 협화음은 듣는 이들에게 높은 정서적 만족감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5) 리듬
리듬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박자나 음의 흐름 등을 일컫습니다. 흔히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누군가의 하루 생활부터 계절의 변화, 날씨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세상 대부분의 것들이 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리듬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활동에 활력을 주거나 활동을 촉진시키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다섯가지 요소들이 어떻게 조화되고 배치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감정상태를 긴장시키거나, 혹은 이완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장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어떤 음악을 틀어놓느냐 하는 부분 역시 사람들의 감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쳐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노력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단지 사람들의 기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소비 욕구를 끌어내는 음악 장르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클래식, 재즈음악이 높은 소비욕구를 끌어낸다


어떤 음악장르가, 또 얼마나 소비패턴을 끌어올리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 있습니다. 1990년 텍사스 공립대의 찰스 아레니와 데이비드 킴의 연구결과는 음악이 어떻게 소비패턴을 바꾸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데요. 이번 실험장소는 여러 가격대와 종류의 와인을 팔고 있는 레스토랑입니다. 

총 두 달 동안 금요일과 토요일 중 하루는 클래식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다른 날은 빌보드 차트 속 팝송을 무작위로 선택해 배경음악으로 사용했습니다. 그 후 음악에 따라 어떠한 종류의 와인이 팔렸는지 비교해봤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이곳에서도 역시 배경음악에 따라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와인의 종류가 확연하게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일 날 팝송을 재생했을 때보다 금요일과 토요일, 클래식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날, 더 많은 사람이 가격대가 높은 와인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클래식 음악이 소비자들에게 더 비싼 와인을 구매하도록 유도한 셈이다.

왜 재즈, 클래식 음악에 이런 힘이 있을까 분석해보면 사람들이 클래식, 재즈음악을 들었을 때 더 고급스러운 문화를 선택하게 되고, 때문에 더 비싼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고 합니다. 

 


# 매장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음악마케팅’

 

그렇다면 모든 매장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클래식과 재즈를 틀어야 할까요? 실제로 마케팅에서는 매장의 성격과 소비자층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음식점, 외식매장의 경우에는 손님이 없을 때 느린 음악으로 식사시간이 길어지도록 해 추가 주문을 받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손님이 붐빌 때는 빠른 음악으로 소화를 촉진시켜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동대문 등 쇼핑타운에서는 비트가 강한 신나는 댄스음악이 흘러나오는데요. 젊은 층이 주 고객이다 보니 빠른 템포로 쇼핑에 활력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백화점은 시간대별로 음악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손님이 적은 오전에는 클래식으로 손님들이 느리게 이동하도록 하고,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는 댄스음악으로 활기를 더해줍니다. 저녁 7시 까지는 조용한 음악으로 고객이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도록 하고, 폐장시간이 다가오면 빠른 음악으로 고객의 걸음을 빠르게 재촉합니다. 

그 동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쇼핑하고,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음악의 놀라운 힘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니…놀라우면서도 조금 무섭게 느껴집니다. 이젠 쇼핑할 때마다 무슨 음악이 흘러나오는지 유심히 듣게 될 것 같죠?

 


# 무의식을 파고든 음악이 지갑을 열다 

 

무의식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소비욕구가 달라진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어떤 음악인지 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이렇게 우리의 마음은 움직입니다. 음악이 가진 매력이자 마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셨다면 오늘 저녁 여러분이 방문하실 공간에서는 어떤 음악이 흘러나오는지 한번쯤 귀기울여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음악이 생산성을 높이는지, 어떤 음악이 소비를 촉진시키고, 식사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돕는지 알아보는 것도 일상 속 재미난 관찰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