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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컬쳐

'커피의 경제학' 아세요? 대한민국 커피문화를 둘러싼 몇가지 이야기들

by 하나은행 2014. 9. 17.
Hana 컬쳐

'커피의 경제학' 아세요? 대한민국 커피문화를 둘러싼 몇가지 이야기들

by 하나은행 2014. 9. 17.

조선말 고종에 의해 국내에 처음 커피가 들어왔다고 알려진 이후,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동안 '커피를 사랑하는 나라'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대중화 되었습니다. 도입 초창기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싸고 귀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던 커피 믹스는 집에 오시는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하는 하나의 '고급 식품'이었습니다. 이후 경제상황이 나아지고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커피는 누구나 즐기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죠.

지금 우리나라는 곳곳에서 커피는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아침부터 퇴근길까지 하루에도 몇 잔씩 라떼와 에스프레소를 즐기고, 시골 농촌에서도 식후에는 꼭 커피믹스를 타서 마시는 분들이 있는 등 남녀노소 누구나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고 있죠. 우리나라 사람들의 유별난 커피사랑은 전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라고 하니 그 무한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커피로 보는 우리 사회의 모습, '커피 한 잔 의 경제학'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대한민국 성인 하루 평균 1.9잔 마시는 '문화음료' 


국내 한 커피제조업체에 따르면 커피는 국내 음료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만큼 그 규모가 크다고 합니다. 전체 음료 시장에서 53.1%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되는 커피를 음용 잔수로 계산해보면 무려 242억잔에 달한다고 합니다. 

전체 커피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뜨거운 물만 부으면 쉽게 즐길 수 있는 믹스커피, 인스턴트 커피입니다. 전체 242억잔 중에서 151억잔(62.6%)을 차지한다고 하네요. 지난해 국민 1인당 커피 음용잔수는 하루 평균 1.9잔 정도라고 합니다. 평균치가 하루 두 잔 정도라면 실제 음용잔 수는 개인차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1잔에서 많게는 4~5잔 이상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는 셈입니다. 


# 전문점부터 편의점까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게 장점

 

커피의 대중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형태로 쉽게 구할 수 있다는 편의성입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고급 에스프레소에서부터 3분이면 금새 즐길 수 있는 커피믹스까지 커피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워낙 다양하다보니 대중화되는 것이 무척이나 쉬워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더불어 과거 외국에서 들여와 선망의 대상이자 '식후에 꼭 즐겨야 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던 나름의 역사(?)도 한몫 더합니다. 누구나 즐기고 싶었지만 마셔볼 수 없었던 동경의 대상(?)이었던 탓에 커피믹스의 대중화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께도 흥미로운 기호식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커피를 즐기는 몇가지 이유들 
일상속에 자리잡은 우리의 커피문화. 우리는 왜, 어째서 커피를 즐기는 것일까요? 크게 세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현대인의 피로를 대변하는 존재입니다.

커피는 여러가지 성분이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카페인 성분은 사람들에게 '졸음을 쫓아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직장생활에 지친, 학업에 지친, 항상 지쳐있는 사람들이 커피의 힘을 빌어 좀 더 집중하고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자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커피는 현대인의 피로를 대변하는 하나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수다공간으로서의 카페테리아 부활입니다.

과거 영국에서의 카페는 여러 예술인과 지성인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고 생산적인 논쟁과 토론을 하던 하나의 소통공간으로 기능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최근의 커피문화와 카페산업의 성장은 곳곳에 아늑한 공간과 충분한 서비스, 거기에 무료 충전과 무선 인터넷까지 제공해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과 만남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웬만한 사무실보다 가까운 카페가 더 편리한 수준에 이르렀으니 커피와 카페는 사람들의 만남과 대화, 소통을 유도해내는 매력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강력한 브랜드 등장을 통한 충성고객층 형성입니다.

국내 커피산업을 주도하는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는 해외에서 시작되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브랜드들입니다. 브랜드를 중심으로 카페들이 성장하다보니 해당 브랜드의 분위기와 철학, 제품을 좋아하는 충성 고객들이 생기게 되고, 그들을 중심으로 커피 산업이 다시 성장하게 되는 등 브랜드가 커피 산업 성장의 큰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 커피를 즐기는 분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를 묻는다면 아마 망설임없이 한두개 브랜드 쯤은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네요. 


# 밥 값보다 더 비싼 커피 가격의 아이러니 

 

커피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선 걱정어린 목소리 역시 함께 들려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사안이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커피 가격입니다. 최근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가장 저렴한 커피 메뉴인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5천원을 돌파하는 곳도 나왔습니다. 웬만한 점심 식사 가격보다 비싼 수준입니다. 밥보다 비싼 커피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밥값보다 비싼 커피값'에 대한 의견은 크게 상반된 두가지 의견으로 볼 수 있는데요. 각 주장의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첫째, 지나친 폭리라는 의견입니다. 아메리카노를 기준으로 할 때 들어가는 원가가 그리 높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을 5천원이나 받는다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죠. 아메리카노라는 메뉴의 구성이 에스프레소 + 뜨거운 물이고, 여기에 들어가는 원두나 제반 경비들을 합하더라도 5천원이 넘어가는 가격은 과하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의견입니다. 

둘째, 커피가 문화로 인식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이 보장되어 커피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견입니다. 이들은 5천원이 넘는 커피가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원가를 중심으로 가격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원가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이 형성되면서 사업적인 타당성이 더 높아졌다는 의견입니다.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시작하면서 자영업을 선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데요. 2012년 자영업 창업자들 중 약 30%가 커피전문점을 선택한 것을 보면 커피가 창업 업종으로서 얼마나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커피, 기호식품을 넘어 하나의 일상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 커피를 자연스럽게 소비하는 대한민국. 커피는 이제 기호식품을 넘어 일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밥보다 비싼 커피, 일상에서 그 무엇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커피... 여러분 일상 속 커피는 어떤 모습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