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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트립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GR길, 카일라스 순례길까지. 나를 찾아 떠나는 세계의 걷기길들

by 하나은행 2014. 2. 18.
Hana 트립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GR길, 카일라스 순례길까지. 나를 찾아 떠나는 세계의 걷기길들

by 하나은행 2014. 2. 18.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키워드가 있습니다. 바로 힐링입니다. 갑갑하고 지치는 삶에서 잠시 일탈하여 심신의 안정과 회복을 도모하는 일인데요. 더불어 이 힐링을 위한 많은 방법들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힐링이 되는 먹거리, 마실거리, 운동, 여행 등 많은 관련 상품과 방법들이 온라인을 타고 들불처럼 번져가는 가운데 아마도 가장 크게 주목을 받은 것은 '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주올레길을 시작으로 둘레길, 마실길 등등 사람들이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또 때론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며 나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혹은 종교적 수행 차원에서 길을 떠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너무 많은 '힐링 여행객'들이 몰리면서 조용히 사색에 잠기는 것도 쉽지 않은 듯 합니다.

때문에 최근에는 해외의 유명 길들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큼 이 길들 역시 매년 많은 관광객들과 순례자들이 모여들지만 워낙에 멀고 먼 여정인데다 전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든 만큼 다소 소란이 있더라도 무시하고 자신만의 상념에 잠길 수 있습니다.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라도 말이죠.

그곳에서는 길에서 다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와 바디랭귀지로 소통하며 함께 멀고 험한 길을 헤쳐가는 것 또한 큰 의미이고 경험이며 인연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힐링과 생각의 시간이 필요하신 분들을 위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외 대표 순례길을 소개해드리려합니다.

 

#스페인 -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순례길은 제주올레의 모티브가 된 길로서도 유명합니다. 제주올레를 만든 서명숙씨의 저서인 『놀멍쉬멍걸으멍』에서도 그 사실을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또는 산티아고의 길로 불리는 이 길은  과거 예수의 열두 제자 중에 한 명인 야고보가 복음을 마을 곳곳에 전파하기 위해 지나갔던 길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왜 '야고보 순례길'이나 '야고보의 길'이 아니라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이름 붙여진 것일까요? 그 이유는 야고보의 유해가 묻힌 곳이 산티아고이며 산티아고가 목적지이기 때문입니다. 이 길은 천년 동안 이어져온 길로써 하루에 1,000명 정도가 걷고 있을 정도로 전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걸은 길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시작하는 위치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는데 수많은 루트가 있으나 가장 많은 사람들이 걷는 길은 프랑스 생장(St.Jean pied de Port)에서 시작하는 '프랑스길'입니다.  동쪽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이어지는 길로써 큰 대도시 3개 정도를 지나쳐 산티아고로 이어지는 이 길은 너무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시작하는 길이지만 '걷기 여행'이 처음이신 분들에게는 매우 적합한 길이기도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달리 '한계를 시험하는 길'이라고도 하여 체력과 의지가 약한 사람은 중간에 낙오가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가시기 전에 충분히 체력을 길러놓는 것이 필요하며 주위를 둘러보며 많은 생각을 하실 수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땀을 흘리며 나아가실 수도 있는 그런 길입니다.

분명히 종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자리한 길이지만 최근에는 종교와 무관하게 각자의 사연을 안고 길에 오르는 분들도 많다하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을 넘는 유럽의 걷기길 - GR길

산티아고 순례길보다 더 장거리 걷기 여행을 생각하신다면, 더 많이 보고 생각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작하여 프랑스 르퓌와 생장을 거쳐 스페인 론세스바에스로 이어지는 유럽의 걷기 길,  GR(Grande Randonnee) 65길을 택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GR길은 아주 다양한 루트로, 방대한 영역에 걸쳐 있는데 그 중 GR65길은 1,200km에 달하는 아주 먼 길이자 후반부가 생장에서 피레네 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에스로 이어진 뒤 산티아고로 향하는 길이기도 해서 산티아고의 길을 이어걸을수도 있는 특별한 길입니다. 1,200km를 모두 걸을 수는 없겠지만 이 길은 표지가 잘 설치되어있고 가이드북도 잘 만들어져있어 중간부터 따라 걷기에도 좋습니다.

때문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도 이 GR길 표지를 보고 자신이 옳은 길로 가고 있음을 판단하기도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표지와는 또 다르게 GR 표지는 종종 양방향 표식도 되어있어 역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때로는 GR표지와 산티아고 순례길 표지가 함께 있기도하니 길을 잃어버릴 걱정은 별로 없겠죠? 이 GR 65길은 길기도 긴 길이지만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을 넘는 길이기에 보다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어디까지 걸었는지를 파악하고 추후에 다시 이어 걸을 수도 있습니다.

 

# 티벳 - 카일라스 순례길

혹자는 카일라스산을 '티벳의 영혼'이라고도 표현하고 '우주의 중심'이며 '속세의 축'이라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카일라스산(Mt. Kailash)은 라싸에서 1,300km 떨어진 서부 티베트에 위치한 높이 6,714m의 성산(聖山)입니다. 달리 <티베트의 영혼> <신의 땅> <영혼의 성소>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는 이 산은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와 티베트 토착종교인 뵌교 등 4대 종교의 성지이자 인더스강, 갠지스강 등 4대 강의 발원지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 산이 신성시 되고 순례자들이 찾는 이유는 불교의 우주관에 나오는 수미산(須彌山)이 이곳이라고 믿고 있는 탓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순례자들이 카일라스를 찾아 산 주위를 돌며 기도하는데 이를 '코라' 라 합니다. 한 번의 코라(순례)는 이 생에서의 업(業, Karma)을 소멸시킬 수 있고 108번의 코라는 해탈할 수 있다고 하여 종교적 이유 또는 자신을 바꾸고 싶어하는 많은 분들이 이 길을 찾습니다.

코라의 길은 53km로 보통 2박 3일 정도가 걸리며 카일라스 코라는 산 주위를 도는 아웃 코라(Out Kora, 파콜)와 산 안쪽으로 들어가는 인 코라(Inner Kora, 낭콜), 두 가지 길로 나누어진다고 합니다. 카일라스 초입에는 두 개의 성스런 호수가 있습니다. '마나사로바'와 '락샤스탈' 성호(聖湖)입니다. 이 중 마나사로바 호수는 힌두의 주신 시바신의 부인이 목욕하곤 했다는 전설도 있고 마야 부인이 여기에서 목욕한 후 부처를 잉태했다는 설도 있으며 마하트마 간디의 유해가 뿌려지기도 해 아주 유명합니다.

카일라스 순례길은 이렇듯 대단하고 멋진 곳이지만 실제 이곳을 걷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2박 3일 정도 걸리는 긴 길일 뿐 아니라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자칫 산소가 부족하여 고산병에 걸릴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카일라스 순례길에 도전하실 계획이라면 충분히 몸을 만들고 체력을 비축한 뒤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 해외 순례길을 찾을 때 꼭 필요한 것은?

이들 순례길을 걷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의외로 상당히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충분한 현금입니다. 굉장히 긴 길을 걸어야하는 고된 순례길이기에 짐의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 것들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곳들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한 순례길임에도 조금만 벗어나면 상점이 없고 다소 외지라 할 수 있는 곳에 게스트하우스나 민가 등이 있어 카드를 사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많습니다. 때문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게스트하우스 등에 숙박비를 지불할 충분한 현금을 준비하는 것은 꽤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환전을 하실 때는 꼭 환율/환전우대쿠폰을 챙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순례길을 걸으면서 큰 돈을 사용하지는 않겠지만 작은 돈이라도, 환율/환전우대쿠폰이 있다면 무료로, 더 많은 환전수수료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아낀 돈은 순례길을 완주 한 후 좀 더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그 나라의 문물을 즐기는데 도움이 됩니다. 고된 여정을 하느라 지나쳐 온 그 나라의 것들을 돌아오기 전까지 마음껏 즐기고 느끼다 와야 할테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