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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컬쳐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합니다. 조용한 사직을 선택하는 사람들

by 하나은행 2022. 11. 8.
Hana 컬쳐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합니다. 조용한 사직을 선택하는 사람들

by 하나은행 2022. 11. 8.

 

2022년 7월, 미국의 20대 엔지니어 자이들 플린이 틱톡에 올린 동영상을 시작으로 ‘조용한 사직(Quite Quitting)’ 열풍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조용한 사직은 주어진 일 그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을 말합니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 사이에서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하며 조용한 사직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번아웃 대신 조용한 사직

 

근로환경이 변화하며 번아웃을 하나의 훈장으로 여기던 시절을 벗어나 조용한 사직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했던 사람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해지는 것을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업무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육체적 탈진 상태, 부정적이고 냉담해지는 감정상태, 일의 효율이 저하되는 상태가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일에 대한 자기 헌신이 강한 사람들이 주로 번아웃을 겪습니다.

 

번아웃은 '직무가 개인과 사회의 기대 수준을 충족하지 못할 때' 주로 발생합니다. 한국의 경우 장시간의 노동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가다 보니 번아웃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다고 합니다. 2021년 3월, 취업포털 I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3명 중 2명은 최근 1년간 번아웃을 경험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번아웃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직장인들 사이에서 일보다는 건강한 삶을 우선시하자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취업포털 S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된다고 답했습니다. ‘조용한 사직’을 택하는 사람들은 승진, 급여 인상 등의 조건을 마다하고 최소한의 주어진 일을 하며 가족, 건강 등 일 이외 자기 삶에 집중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

 

‘카톡 금지법’은 원격근무를 하며 일에 대한 관점이 변화한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22년 9월 발의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근로 시간 외 전화, 문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각종 통신수단을 이용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퇴근 후, 명절 등 연휴에도 반복되는 업무 연락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 것입니다. 개정안은 사용자가 근무 시간 외에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업무지시를 내리는 것을 규제 대상으로 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하였습니다.

 

 

# 코로나19 이후 대퇴직 열풍

 

일각에서는 대퇴직 현상이 조용한 사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퇴직(Great Resignation)’은 2021년 미국에서 유행처럼 번진 현상으로, 코로나19 회복기에 직장을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것을 말합니다. 미국 노동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1월에 453만명, 12월에 430만명이 회사를 자발적으로 그만뒀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업자를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급하게 일을 찾기보다는 보다 좋은 업무 환경의 일자리를 찾으려고 한 것입니다.

 

팬데믹 상황 속 재택근무를 경험하며 삶을 되돌아보고 ‘일의 의미’를 생각하는 움직임이 늘어났고, 일과 삶을 양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리모트워크와 재택근무와 함께 확산된 대퇴직 열풍은 직장과 직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을 변화시켰으며, 이는 조용한 사직으로 이어졌습니다.

 

 

# MZ세대가 일하는 방식

 

MZ세대를 중심으로 조용한 사직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집값 폭등으로 월급을 모아도 서울에 아파트 1채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 현실화되면서 열심히 일해야 하는 동기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MZ세대는 부모 세대와 달리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MZ세대들은 직장을 선택할 때 워라밸과 함께 ‘공정함’ 중요시 생각합니다. SNS나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연봉, 성과급, 기업 내 처우와 인사평가 방식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며, 사내 게시판뿐만 아니라 회사 메일을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커뮤니티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냅니다. 또한 기업의 불합리한 원칙과 평가를 공유하며 직장 커뮤니티를 통해 조용한 사직을 상담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 승진보다는 자기개발을 위한 투자

 

이제 샐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 : 공부하는 직장인)는 진급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투자합니다. MZ세대들은 한 직장에 오랜 기간 근무하기 위한 목적으로 공부하기보다 자신의 좋아하는 분야, 프로젝트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실무능력을 외부 강의를 통해 수익화하기도 하고, ‘N잡러’로 살아가고자 자기개발을 합니다.

 

발 빠른 기업들은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직원들의 성장과 직무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사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 능력 성장에 도움을 주는 기회들을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은행 1Q 블로그와 함께 조용한 사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조용한 사직의 유행은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사회현상으로 과거와 달리 일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각에서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기업문화와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노동시장 전반에 걸쳐 다양한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