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언1 봄날의 새벽을 그리다. 그림으로 본 새벽의 전경들 행여 일출을 못 볼까 노심초사하여, 새도록 자지 못하고, 가끔 영재를 불러 사공다려 물으라 하니, “내일은 일출을 쾌히 보시리라 한다” 하되, 마음에 믿기지 아니하여 초초하였다. 먼 데 닭이 울며 계속해서 날 새기를 재촉하기에, 기생과 여자 노비를 혼동하여 어서 일어나라 하니, 밖에 급창이 와, “관청 감관이 다 아직은 너무 일러 못 떠나시리라 한다” 하되 곧이 아니 듣고, 다급히 재촉하여 떡국을 쑤었으되 아니 먹고, 바삐 귀경대에 올랐다. 순조 32(1832)년에 의유당 남씨가 쓴 《동명일기(東溟日記)》의 부분이다. 새벽녘 일출을 보겠다는 기대로 잠도 자지 않고 동행한 이들을 재촉하는 여인의 들뜬 마음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동틀 무렵의 새벽은 무척이나 짧다. 그 짧은 순간을 놓칠까 조바심에 안달하는 정.. 2015. 5.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