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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컬쳐

[부동산 칼럼]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역대 최저! 을이 되어버린 임대인

by 하나은행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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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칼럼]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역대 최저! 을이 되어버린 임대인

by 하나은행 2023. 3. 16.

 

잇따른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세 시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집주인들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고, 신규 세입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세입자들은 계약 연장 시 유리한 위치에 섬과 동시에 전세보증금 미반환의 위험에 둘러싸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불안한 전세 시장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 특유의 주택 임대차 방식으로, 세입자가 주택 가격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맡기고 거주한 뒤 계약 만기 시 해당 보증금을 돌려받는 임대차 유형입니다. 집주인은 전세금으로 부족한 주택 구매 자금을 융통하고, 세입자는 매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원금손실 없이 주택에 거주하며 이해관계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가 많아지며 전세 시장이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2023년 2월 21일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 전국 전세 보증 사고 금액은 2022년 12월 대비 21.9%나 증가한 2,232억 2,240만원입니다. 사고 건수 역시 820건에서 968건으로 증가하여 사고율이 5.8%를 기록했습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빌라왕’ 사건 등 악성 임대인들에 의한 피해도 상당합니다. 2023년 12월 2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자료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 건수 중 상위 30위 악성 임대인들이 낸 사고만 3,630건으로 피해 금액은 7,584억원 규모에 달했습니다. 이 중 6,842억원을 HUG에서 대신 갚아주었으나, 사고 주택 중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주택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감소

 

전세 사기 논란으로 수요가 줄자 계약 당시보다 전세가격이 하락하며 역전세난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역전세난은 전세가격이 계약 당시보다 하락하여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말합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3년 1월 전세가격율(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3.9%입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율은 54.7%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세가격 하락으로 계약 당시보다 전세가격이 더 낮아지자, 세입자로서는 더 저렴한 매물을 두고 굳이 같은 집을 한 번 더 계약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과 묵시적 갱신을 활용해 전세 계약을 최장 4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거절할 수 없고, 보증금도 5% 이상 올릴 수 없습니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이나 전세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률도 크게 감소했습니다.

 

2023년 2월 3일 부동산 중개업체 Z사가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2022년 12월 수도권 주택 중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6,574건으로,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 제도 시행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재계약 대신 감액 계약

 

세입자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기보다는 집주인과 합의를 통해 감액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은 ‘합의갱신’은 1만 1,611건으로 역대 최대 비율인 63.9%에 달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더라도 보증금을 낮추어 재계약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2022년 12월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계약 중 종전보다 전세가격을 내린 계약은 1,481건이었습니다. 2022년 1월과 비교했을 때 무려 17.5배 수준입니다.

 

 

# 전세 갈아타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더 좋은 조건의 매물로 갈아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증금은 낮추되 신축이거나 직주 근접, 또는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갈아타는 것입니다.

 

전세 갈아타기 현상은 수도권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2022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10,284건으로 4개월 만에 1만 건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특히 사정이 급해 시세 대비 낮게 나온 급전세 매물의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최대 반값까지 내린 매물도 속출하면서 전세 갈아타기 수요가 높다고 합니다.

 

어려움에 부닥친 집주인들은 세입자 확보 경쟁에 나섰습니다. 집주인의 재정 상태를 증명하라는 요구를 들어주거나 전세금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기도 합니다. 세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인테리어 리모델링도 활발합니다.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 차액의 이자를 매달 지급하는 ‘역월세’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은행 1Q 블로그와 함께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역전세난이 이어지며 기존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여 전세 계약을 연장할지, 보증금을 낮추어 계약할지 또는 새로운 주택으로 옮길지 선택권을 쥐게 되었습니다. 안전하게 전세 계약을 연장 또는 해지하고자 한다면 계약갱신청구권과 묵시적 갱신,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 등의 제도를 숙지하고 적절히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