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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컬쳐

빠른 자가 갖는다! MZ세대가 오픈런하는 이유

by 하나은행 2022. 5. 17.
Hana 컬쳐

빠른 자가 갖는다! MZ세대가 오픈런하는 이유

by 하나은행 2022. 5. 17.

2022년 1월, 사람들이 무언가에 홀린 듯 에스컬레이터를 역주행하며 뛰어가는 영상이 화제가 된 적 있습니다. 나이키에서 한정판 골프화를 선착순 판매하며 사람들이 몰린 것인데 최소 3~4배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삽시간에 몰려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골프화를 사려는 실수요자, 운동화 마니아, 리셀족들이 모여들면서 큰 소동이 일어나자 당초 예약을 통해 발매하려던 것을 취소하였습니다.

 

이처럼 매장의 문이 열리자마자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달려가는 오픈런(Open Run) 현상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MZ세대가 오픈런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오픈런 등장 배경

 

오픈런의 첫 시작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Chanel)’의 가격 인상 때문이었습니다. 샤넬이 주요 핸드백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하며 샤테크(샤넬+재테크) 열풍으로 이어졌는데요. 실제 샤넬의 한 인기 제품의 가격이 2019년 11월 715만원에서 2021년 11월 1,124만원으로 2년 사이 409만원이 올랐습니다. 매년 가격이 인상되자 가격이 오르기 전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남들보다 빨리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고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뛰어가는 ‘샤넬 오픈런’을 하였습니다. 이는 대중에게 생소했던 오픈런이라는 단어가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샤넬로부터 시작한 오픈런은 패션 영역을 넘어 다른 영역으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스타벅스 굿즈, 롤렉스, 스와치, 오메가, 포켓몬빵에 이르기까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제품에 오픈런 행렬이 따라붙었고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문화가 국내에 확산되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오픈런이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오픈런 현상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스와치에서 오메가와 협업하여 전 세계에 출시한 시계는 한정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출시와 동시에 매진되었는데요. 그 인기에 힘입어 서울을 비롯하여 뉴욕, 런던, 도쿄 등 전 세계 주요 매장에서 이루어지던 소비자의 오픈런 행렬이 온라인으로까지 이어졌고 글로벌 리셀 플랫폼에서 발매가 33만원인 시계가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600만원까지 거래가가 형성되며 품귀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시간과 공간 등 물리적 제약이 있는 오프라인 오픈런에서 상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중고 거래 앱뿐만 아니라 글로벌 리셀 플랫폼으로까지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 리셀 재테크 수단

 

MZ세대가 오픈런하는 이유는 리셀(중고 거래)을 통한 차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인크로스에 따르면 2022년 1월, 업계 TOP5 명품 거래 플랫폼의 월간 이용자의 46%가 2030세대라고 합니다. MZ세대가 명품 소비를 주도하며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전 세계 7위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약 141억달러(약 17조원)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비해 5% 성장하였습니다.

 

MZ세대는 리셀을 새로운 재테크로 보며 신제품을 구매할 때부터 중고 거래를 통해 판매하여 받는 수익을 고려합니다. 100만원의 명품 의류는 중고로 판매 시 회수할 수 있는 비용 80만원을 제외한 2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계산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계산법에 익숙한 MZ세대에게 오픈런은 한정판 구매를 통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평등한 기회입니다. 리셀 시장에서 오픈런을 통해 획득한 한정판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없었다면 오픈런의 열풍은 지속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 득템력이 경쟁력

 

리셀을 통해 빠른 구매자금 회수가 가능한 오픈런은 득템력을 증명하는데 효과적인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득템력은 경제력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희소한 물건을 얻을 수 있는 능력으로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2022년 10대 트렌드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희소성이 높은 물건을 득템하기 위해서는 정보력, 인적 네트워크, 재력, 여유시간 등이 필요한데 경제력을 갖춘 MZ세대들이 나를 과시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오픈런을 통한 리셀을 하고 있습니다.

 

MZ세대들은 오픈런을 통해 득템한 제품을 SNS에 올리며 자신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과시하는데요. 이는 오픈런을 통해 갖고 싶었던 명품을 소유하는 것이 자기효능감(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 것입니다. 이는 명품 소비를 통해 상류층 집단에 소속되고 싶은 심리 현상인 ‘파노플리 효과(effet de panoplie)’가 반영된 것입니다.

 

또한, MZ세대들은 ‘플렉스(FLEX)’했다는 신조어를 사용해 자신의 능력을 표현하는데요. 플렉스는 돈이나 차, 라이프 스타일 등 경제적 능력을 자랑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래퍼들의 돈 자랑이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비난을 받은 사건 이후에는 고생한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오픈런 성공 요인

 

오픈런은 브랜드 파워를 증명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었으며, 명품 및 한정판 상품을 넘어 포켓몬빵, 박재범 소주로 유명한 원소주 등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이 높거나 한정판이라고 해서 오픈런이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구매할 만큼 ‘매력적인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소유했을 때 남들의 부러움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인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이러한 요인이 한정판이라는 매력과 결합했을 때, 가격 상승이 이뤄지기도 하고 중고 거래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웃돈을 주고 살 만큼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브랜드가 성공적인 오픈런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은행 1Q 블로그와 함께 오픈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MZ세대가 오픈런에 열광하는 데에는 시세차익을 통한 수익 창출 목적뿐만 아니라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숨어있습니다.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오픈런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브랜드들이 앞으로 어떻게 MZ세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한정판 제품을 출시할지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